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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약속을 하면, 조금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는 시간을 갖는다. 기다리는 시간동안 간단하게 독서를 한다. 기다리는 시간동안 하는 독서는 나에게 마치 자양분 같은 시간이다. 오히려 독서를 하다보면, 상대방이 약속시간에 늦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기다리는 시간동안은 삶의 부담감속에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기다리는 시간이 좋다. 그와 비슷하게, 장시간 비행기를 타거나, 기차를 타는 시간도 좋다. 그 시간 동안은 잠시 계속 다가오는 삶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요즘 한참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에서 여자 주인공이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이렇게 기다리는 동안은 이제부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무슨 일을 할지, 가능성이 무한히 열려 있잖아, 안 그래?” (82페이지)
책의 말대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다림이 더 즐거운지 모르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에 발생하는 기다림을 삶의 부담감에서 벗어나는 시간, 기대감을 갖는 시간으로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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