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기 인생에 대해 늘 무언가를 두려워합니다. 약해지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고, 치열해야 한다며 진지하고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하지만 진지하고 심각하게 열심히 산 만큼 보답이 돌아오느냐 하면 늘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 사실에 우리는 상처받고 불안해하고 노력이 부족하다며 또다시 스스로를 채찍질하지요. 그런가 하면 이런 반복 속에서 인생이 끝나버리는 게 아닌가 싶어 무서워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행복이란, 노력 끝에 찾아오는 게 아니라 의외로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게 아닐까요?
그것은 ‘생각보다 어떻게든 된다’는 것입니다.
돈이 없어도 행복한 라이스프타일의 확립을 목표로……
그렇게 생각하니 ‘제2의 인생’이란 예상보다 훨씬 진지하고, 나름 시간과 정성을 들여 찾아야만 하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임주기’란 어쩌면 그 소중하고 중요한 무언가를 ‘찾아가는 시간’이 아닐까, 그럼 그걸 대체 언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마침내 그런 의문이 마음 한편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월급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에 무관심해지면, 자기에 대한 평가에도 신경이 쓰이지 않게 됩니다. ‘평가=돈’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소한 것보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이, 상사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보다,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식으로 변해갑니다. 돈 따위, 평가 따위 상관없어, 그런 건 개나 주라지. 물론 그렇게 입 밖으로 내지는 않지만, 그 정도 근성은 갖추고 싶어집니다.
그럼 엄청 상쾌하다니까요!
그때껏 나는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을 끝없이 손에 넣는 것이 자유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정반대였습니다.
‘받을 수 있는 월급’이란 게, 엄밀하게 따지면 있을 리 없습니다. 월급이란 회사에 공헌한 대가로 비로소 받는 것입니다. 나에 한해 말하자면, 더 이상 회사에 공헌할 수 없게 되어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거고, 그런 사람이, 아깝네 마네 월급을 받을 자격이 있을 리 만무합니다.
게다가 그걸 아깝게 여겼다면, 처음부터 그만둘 리 있겠습니까! 나로선, 회사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데 그냥저냥 다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내 인생의 시간이 ‘아까워’ 그만두는 것인데……
우리 사회는 회사라는 장치를 통해 신용을 담보함으로써 많은 것들이 성립되고 있는 것입니다. 아아, 그리고 나는 그 사이클 밖으로 무턱대고 뛰쳐나와버린 것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분명 의존으로부터의 탈출입니다. 누군가가 무엇을 주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자신의 두 발로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방법을 스스로 생각해내야 합니다.
내 제안은 아주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자기 안에 있는 ‘회사 의존도’를 낮추라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돈’과 ‘인사’에 연연하지 말자는 것이죠. 예를 들어 월급이야 저마다 다르지만, 많이 받는 사람도, 적게 받는 사람도 가능한 한 그 월급에 전면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 그것은 놀이와는 다릅니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지해져야 합니다. 그렇기에 일은 재미있습니다. 고생이 된다고 해서,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도망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성취감도 느끼고, 동료도 생기고, 인간관계도 넓어집니다. 도와준 사람에게서 도움도 받습니다. 그 모든 것이, 놀이만으로는 손에 넣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정말 일이란 멋진 것입니다. 돈을 지불해서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이 끊임없이 떠올라 멈출 수가 없습니다.
다만 집단 속에있을 때에는 그 센서가 둔해지고 전파도 약해집니다. 그래서 회사원은 다른 사람들과 연결고리를 찾는 게 서툰 거죠.
‘연결’이 앞으로의 사회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나 역시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연결되려면 우선 혼자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모두들, 알고 있었나요? 나는 이제야 비로소 그것을 알게 되었답니다.